화면의 색채가 ‘시상’의 세계를 비추다

From:금교Author: 2024-06-27 16:09

 

 ‘천명이란 성(性)이요.’ 명(命)은 명령인데 하늘의 뜻이고 성은 내적인 법칙, 즉 격물치지(格物致知, 사물의 원리를 연구하여 지식을 얻다)를 통해 깨달은 도리다. 주희(朱熹)는 <중용장구(中庸章句)>에서 ‘하늘은 음양오행으로 만물을 낳고 만물에 기(氣)와 이치를 부여할 때도 그에 걸맞은 사명이 부여되기 마련이다.’라고 주석을 달았다.

 나는 1985년 제대해 사범대학에 입학한 것을 시작으로 39년 동안 그림을 그렸다. 어려서부터 징황(景黄) 선생님으로부터 깨우침을 얻어 시와 사를 송독하고 경전을 연학하면서 약간의 영기와 재능를 얻고 변통할 줄 알아서 모래를 모아 탑을 이루고 물을 모아 못을 이루듯이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 이치를 깨닫고 도리를 통찰하여 무한히 연역하는 것이 바로 심상이다. 글이나 그림으로 이 심상을 표현하기가 부족하여 자기도 모르게 손과 발이 함께 춤을 추는 걸로 표현하였는데 이것이 나의 ‘시상(诗象)’ 회화의 시작이었다.

 나는 5개의 대학을 다녔으며 시안미술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다. 현재는 난퉁대학교 예술학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나에게 추상화를 가르쳐준 사람도 없었고 나는 그림도 추상적이라고 느낀 적이 없었다. 내 그림의 ‘형(形)’은 리듬의 선율 속에 숨어 있는데 내가 보고 해석한 ‘형’은 ‘시상’을 띠는 ‘형’이고 ‘시상’이 변화한 ‘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형’은 빛과 색조에 융합되어 부드럽고도 단단하다. 비록 단단하지만 그 속에 부드럼이 있으며 서로 어울려져 있다.

 사람은 각자가 얻은 것, 겪은 것들로 인해 세계관이 형성되고 이를 일을 처리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로 삼는다. 먹고살기 바쁘고 속된 일에 몰두하다 보니 본심을 잃고 진부한 생활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지 일을 성사시킬 수 있는 자만이 하늘의 인도에 따라 스스로 사랑하고 자제하며 천성을 다하여 행동한다. 마땅히 행해야 할 길을 따라 가 그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 도란 것이다.

 나는 다행히 당대 수(채)묵화에서 나만의 길을 찾았다.

 잠수부 해저탐험의 독특한 생명체험, 난퉁사범대학 미술학부에서 다져놓은 회화의 기초, 실크 도안 디자이너의 도식과 색채감, 날염 엔지니어의 화합물과 공예과정, 발명가 ‘뇌동개’의 천부적 재능, 판화가의 5대 판종에 대한 섭렵과 연구… 시냇물이 졸졸 흘러 구불구불 깊은 못으로 흘러들어가듯 수(채)묵화라는 심연에서 모여 침전되고 승화되었다.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모두 다 천성을 기본으로 자기 자신이 갖추어야 할 것들이다. 내면에 있어야 밖으로 나타날 수 있고 도에 부합해야 예술에 나타나는 법이다. 도와 예술이 하나로 합쳐지고 하늘과 사람이 하나가 되어 기운이 솟아오르고 혼연일체가 된다. 그러므로 예술의 도를 깨닫기 위한 방법은 자연을 스승으로 삼고 배우는 것이다.

편집:董丽娜

문장과 그림에 대한 저작권은 원 저자에게 속하며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싶을 경우 따로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