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은 최고의 베테랑‘메이드 인 차이나’로서 얼마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을까? 산시(山西)성 샤(夏)현 스촌(師村) 마을의 유적에서 출토된 석조 누에 번데기는 이미 6000여 년 전 앙소(仰韶)문화 초기에 황하 중류에 위치한 진남(산시성 서남부) 선조들이 양잠에 대해 이해하고 사랑했으며 숭배했다는 것을 명백히 알려 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기의 선조들은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는 기술도 익혔을까?

　전설에 따르면, 중국 땅에서 누에를 기르고 실을 뽑을 줄 알았던 첫 번째 사람은 황제(黃帝)의 아내 누조(嫘祖)였다. 북송 유서(劉恕)의 <통감외기(通鑒外紀)>에 따르면‘서릉씨의 딸 누조는 황제의 원비로서 백성들에게 누에를 기르고 실을 뽑아 옷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후세는 그녀를 누에의 선구자로 모셨다. 따라서 누조는 중국 민간, 특히 양잠이 발달한 지역에서‘선잠(生蠶)마마’로 추앙받았으며 지금까지 숭배와 공양을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석조 누에 번데기가 발견된 진남(晉南) 지역에서도 누조가 누에를 기르고 실을 뽑고 비단을 짰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먼 옛날에 서릉(샤현 일대)에 누조라는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는데 그녀가 야생 과일을 채취할 때 뽕나무에서 실을 뱉어 고치를 만들고 있는 누에를 발견하여 집으로 데려와 기르고 또 고치실로 천을 짰는데 이때부터 나뭇잎과 짐승의 가죽 대신해 비단이 생겼났다.

　고고학적 확인, 문헌 기록 및 전설의 호응은 샤현 일대가 현재 인공 양잠의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보여주었다.20세기 후반 이후 선사 시대의 비단 고고학 자료가 중화대지에서 잇따라 발견되었다. 예를 들어 허난(河南)성 잉양(滎陽) 왕거우(汪溝)유적에서 지금으로부터 5500년이 넘는 직물이 출토되었는데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최초의 견직물 실물이다. 양저(良渚)문화 첸산양(錢山漾)유적에서 지금으로부터 4400년 정도 떨어진 견편, 리본, 실크실 등 견직물 실물이 출토되었다. 이로써 명백한 상고 비단 문화 전파도는 대략적인 윤곽을 드러냈는데 진남 지방에서 잉태된 실크는 황하를 따라 중원으로 퍼져나가 성숙기를 맞이하였으며 점차 남쪽 지방으로 퍼져나갔다.

　매미의 날개처럼 얇고 매끄럽고 부드러운 비단은 수천 년의 역사에서 성공적으로 문화 사절 역할을 하여 정치를 공고히 하고 경제를 번영시켰으며 교류를 강화하여 모든 중국 역사의 기복을 목격해 왔다.

　상(商)나라 때 농업의 발전과 함께 양잠 산업도 일정 규모를 형성했다. 통치자는 누에의 경제적 지위를 중시하고 누에와 곡물의 생산을 양립시켰다. 고고학에서 발견된 상나라 견직물의 수는 제한되어 있지만 자카드 견직물이 이미 등장한 것을 보면 당시 실크 직조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서주 시대에 비단 생산 기술은 상나라 시대보다 발전했다. 이 시기부터 선잠 제사가 싹트기 시작했으며 그 후 역대 왕조는 선잠 제사를 답습하여 왕후들이 직접 뽕나무를 재배하는 시범을 보이도록 했다. 춘추전국 시대, 농업과 양잠의 발전은 각 나라의 부국강민을 위한 중요한 국가 정책이 되었으며 비단의 생산은 비교적 대중화되었다. 특히 전국 시대 중국에는 자카드 직조기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광물안료로 염색한 돌염색과 식물염료로 염색한 풀염색 기술이 상당히 발달하여 비단의 스타일과 색상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당시에 견직물, 비단, 자수, 철사 및 편직은 완전한 시스템을 형성했으며 특히 금(錦)의 출현은 당시 비단 생산 기술의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는 것이다.

　진나라와 한나라 시대에 견직 산업은 역사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며 새로운 직기의 발명과 사용은 견직물의 종류를 대단히 풍부하게 했다. 진정한 프린팅 기술도 이 시기에 등장했는데, 이는 세계 최초의 모델 프린팅 기술이었다. 이 기간 동안 규모가 큰 관영 비단 산업이 설립되었고 민간 견직 산업도 크게 발전했다. 특히 한나라 무제(漢武帝) 때 장건(張騫)은 서역에 두 차례 출사하여 중원 내륙에서 서역으로 통해 유라시아 대륙으로 이어지는 실크로드를 소통했다. 이때부터 중국의 비단은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로 끊임없이 수출되어 로마제국까지 이르렀으며 중국의 비단 생산기술도 이 시기에 중앙아시아에 전파되었다.

　위진남북조 시대에는 사회적 불안의 영향으로 경제에 큰 타격을 입었고 비단의 발전도 방해를 받아 비단 산업의 중심은 황하 유역에서 장강 유역으로 이동했다.

　수나라와 당나라는 중국 봉건사회 발전의 정점으로 나라가 강성하고 경제가 발달했으며 상업이 번영하고 문화가 개방되었는데 비단 산업의 발전도 이 사회의 토대 위에서 절정에 달했다. 생산량, 재배는 물론이고 생산 기술도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뿐만 아니라 당나라의 비단 무역은 매우 발달했으며 해상 실크로드도 이 시기에 등장했다. 7세기에 이르러 동쪽에서 일본, 서쪽에서 유럽, 남쪽에서 인도에 이르기까지 모두 비단 생산이 이루어졌으며 기본적으로 오늘날의 비단 생산 지역의 패턴이 확립되었다. 또한 실크로드의 원활한 소통과 문화교류의 발달로 인해 수나라와 당나라의 비단무늬는 전시대보다 훨씬 풍부했다. 예술양식에서 중국의 전통을 계승했을 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의 장식예술의 장점을 흡수하여 서역풍의 비즈무늬가 중원 비단 직물에 많이 나타나게 되었다.

　송나라, 요나라, 금나라, 하나라 시대의 비단 생산 기술은 이미 완성되어 뽕나무 재배, 누에 사육에서 견경, 직조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기술 시스템을 형성했다. 이 시기에 서역의 견사 기법이 내륙에 유입된 후 송나라에서 성행한 서예 풍조와 결합하여 서예 작품을 모사한 견사 예술품이 개발되었다. 또한 송나라의 관영 비단 생산 공방은 상당한 규모를 보유하는 동시 민간 견직업도 많이 발달했다. 그러나 원나라 중기 이후 몽골 귀족들의 귀한 공예품에 대한 특별한 취미로 인해 원나라는 다수의 관영 작업장을 설립하고 전국의 우수한 장인들을 모아 비단 원료를 조달하여 전례 없는 규모의 대량 생산을 진행했지만 민간의 비단 생산을 어느 정도 억제했다. 그래도 통일된 원나라의 남북 문화는 서로 교류하여 비단 생산 기술의 새로운 발전을 촉진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편찬된 농서 <농상집요(農桑輯要)>가 바로 당시에 발행되었다.

　명나라 초기에는 조정에서 농업을 중시하고 검소함을 숭상하여 양잠과 비단 산업의 생산 지역은 축소되었지만 강남을 중심으로 한 지역 밀접적 생산이 형성되었다. 특히 명나라 중기 이후에는 상품경제와 전문경영의 분업으로 인해 강남의 비단 공업과 상업이 크게 번창하여 많은 생사와 비단이 일본에, 마카오를 통해 유럽에 판매되었다. 명나라의 과학 기술 저서 <천공개물(天工開物)>과 <농정전서(農政全書)>에는 비단 생산 기술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있다. 또한 명신종(明神宗) 정릉(定陵)의 발굴과 같은 일련의 고고학에서 출토된 많은 정교한 기술과 완전한 품종의 비단 제품도 후대에 귀중한 실물 자료를 제공했다.

　청나라의 양잠 기술은 기본적으로 명나라를 답습했지만 발전도 이루었다. 예를 들어, 청나라에는 새틴, 실크, 기모, 비단 및 비건 직물 등 많은 종류의 견직물이 있으며 각각 특색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19세기 중반에는 자수 상품의 활발한 유통과 함께 독특한 지역 특색을 지닌 자수가 많이 등장했는데 그 중 특히 장쑤(蘇), 광둥(粵), 쓰촨(蜀), 후난(湘) 4곳의 자수가 가장 널리 판매되어‘4대 명수’로 알려졌다.

　1911년에 신해혁명이 발발하고 중국의 정치체제와 사회형태의 변화로 비단 산업은 전통적인 작업장식 수공업에서 근현대 공업으로 점차 발전했다.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후 비단 산업은 신기원을 맞이하고 총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수년간의 노력 끝에 중국 비단은 다시 국가 경제의 기둥 중 하나가 되었다.

　비단은 중화민족의 보물이며 중국이 세계를 연결하는 연결 고리다. 비단은 중국 문명과 함께 공존하며 수천 년 동안 중국 노동자들의 노력과 지혜의 결정체인 동시에 그것의 부드러움과 화려함으로 서양인들이 이 신비한 동양의 고국에 대해 경외심과 상상을 가득 차게 했으며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동서양의 대규모 문화와 무역 교류를 열게 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국제화와 현대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중국 비단은 동서양의 전통과 현대 패션을 융합하고 현대 문명의 과학 기술의 빛을 받아 점차 국제 무대에서 중화민족 문화을 꽃피우는 아름다운 금수의 장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