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물 속의‘효문화’
From:금교Author: 2024-11-04 15:59
옛말에 “모든 선행은 효도에서 시작된다.”라는 말이 있다. 노인을 존중하고 사랑하고 공경하고 보호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중화민족의 우수한 전통적인 미덕이다. 그렇다면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노인들을 공경했을까? 옛날 사람들의 효문화를 살펴보고 가족애와 효도라는 아름다운 감정, 그리고 노인들을 공경하고 모시는 전통 미덕을 느껴보자.
구장(鳩杖)
선진(先秦) 시대에 구장(고대 중국의 특별한 지팡이)은 연장자 지위의 상징이었다. 한(漢)나라에 이르러서는 황제가 하사한 구장을 가진 것을 더욱 자랑스럽게 여겼다. 한나라 고조인 유방(劉邦)이 임금으로 있을 때, 고령의 노인에게 구장을 하사했다. 한선제(漢宣帝)가 재위하던 시기에는 만80세 이상의 노인은 정부로부터 구장을 해사받도록 규정되어 있었는데 구장은 노인 공경의 상징으로 간주되어 당시의 ‘경로 우대증’과 같았다. 노인들이 구장을 획득하면 일정한 특권이 주어지고 일정한 정치적 경제적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예기·왕제(禮記·王制)>에 따르면 관청에서 발급한 구장을 소지하면 특별한 우대를 받을 수 있었는데 예를 들어 관청 출입시 제약이 없었으며 신분 및 지위를 국가로부터 보호받았다. 또한 구장을 소지한 노인을 학대하는 것은 황제를 경멸하는 죄로 간주되었으며 심각할 경우 사형에 처했다는 등의 내용이 있다.
구장의 상단에는 ‘구수(鳩首)’라고 불리는 산비둘기가 조각되어 있다. 산비둘기는 고대에는 ‘목이 막히지 않는 새’라고 불렸는데 산비둘기의 식도가 원활한 통로 역할을 해 장수와 건강을 의미했다. 또한, 산비둘기를 뜻하는 한자 ‘구(鳩)’는 숫자 ‘구(九)’와 단어 영구하다의 ‘구(久)’와 같은 음을 가지고 있어 오래 지속되는 것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구수는 간쑤성 우웨이시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국보급 문물인 옻칠된 나무 산비둘기(彩繪漆木鳩)다. 나무 산비둘기 한 마리가 누운 자세로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입에 물건을 물고 있으며 양 날개는 등쪽으로 접혀 있고 꼬리는 평평한 모양을 하고 있으며 두 발은 구부러져 있다. 전체적으로 옻칠이 되어 있어 생동감이 넘친다.
현재까지 중국의 각 지역에서 구장이나 구수가 출토되었으며, 그 재질은 동제, 옥제, 목재, 나무대, 대나무 등 다양하지만 형태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춘추시대의 청동 구장으로 대부분의 구장은 한묘(漢墓)에서 출토되었다.
<왕장조서령책(王杖詔書令冊)>
한나라는 고대 중국의 노인 양로 시스템의 형성과 발전에 중요한 시기로 ‘효로 천하를 다스린다’는 정책에 따라 비교적 완전한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특히 ‘가정 노인 양로’에 대한 엄격한 규정과 요구 사항을 가지고 있었다. 그 중, 간쑤성 우웨이시 모쭈이쯔(磨嘴子)의 한묘에서 출토된 <왕장조서령책>은 전체적으로 600여 자이며, 원래 총 27조각이었는데 15번째 조각은 분실되었고 나머지 26조각은 모두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다. 이것은 서한 때의 노인 양로 제도에 관한 법률적 규정이며, 고대의 ‘노인 권익 보호법’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천년의 비바람을 겪었지만, 그 위에 붓글씨로 쓰인 한나라의 예서(隸書)는 여전히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왕장조서령책>은 내용이 풍부하고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으며, 70세 이상의 노인들에 대한 정책뿐만 아니라 당시 사회의 취약계층까지 포함되어 있는데 특히 노인에 대한 내용으로 편중되어 있으며 노인들의 정치적 지위, 법률 지원, 경제 지원, 생활 배려, 사회 지원 등의 여러 측면을 다루고 있다.
<왕장십간(王杖十簡)>
<왕장십간>은 고대 경로와 양로 제도의 또 다른 대표적인 실물 증거다. 1959년에, 간쑤성 우웨이시 모쭈이쯔의 한묘에서 10조각의 목판이 출토되었다. 목판의 번호가 없고 출토 당시 순서가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고고학계에서는 <왕장십간>이라고 부른다. 이 목판은 가로 약23.2~23.3cm, 세로 1cm로 총 240자다.
<왕장십간>에는 왕장을 가진 자는 비록 관직이나 작위가 없지만 그 지위는 육백석 봉록을 가진 관료에 해당하며, 그 왕장을 가진 자는 천자나 사절과 같은 지위에 있으며 관청에 출입하할 수 있다. 그리고 시장에서 상거래를 할 때, 왕장을 가진 자는 세금을 내지 않으며, 형법을 위반한 경우에도 주범이 아니면 기소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다.
고고학자들은 <왕장십간>의 내용이 풍부하고 글씨가 선명하며 순서가 명확하여 고대 양로 제도 연구 분야에서 중요한 가치가 있으며, 귀한 한나라 예서 작품이라고 확신한다.
왕상와빙구리(王祥臥冰求鯉) 벽돌조각
먼 옛날 24개의 효 이야기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전해져 내려오는 바에 따르면, 진(晉)나라의 왕상은 어릴 적에 어머니를 여의고 나서 아버지가 또 다른 부인 주씨(朱氏)와 결혼했다. 그러나 계모 주씨는 착하지 않은 사람이었으며, 자주 그의 아버지 앞에서 왕상을 비난을 하여 그가 성장하는 동안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게 만들었다. 추운 겨울에 계모가 병이 나서 잉어를 먹고 싶어하자 효성스러운 왕상은 얼음이 얼어붙은 강에 가서 옷을 풀고 얼음 위에 누워 몸의 온도로 얼음을 녹여서 잉어를 구한다. 계모를 잉어를 먹은 후, 병이 나았다. 그 후, 와빙구리(얼음 위에 누워 잉어를 구하다)라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24개의 효 이야기 중 하나인 와빙구리를 모티브로 왕상와빙구리 벽돌조각은 이 감동적인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이 벽돌조각은 장방형 모양이며, 높이는 19cm, 폭은 26cm, 두께는 3cm인데, 그 위에는 ‘왕상’ 두 글자가 새겨져 있다. 오른쪽 아랫 부분에는 한 남자가 옷을 벗고 얼음 위에 누워 있으며, 왼쪽 윗 부분에는 부부 두 사람과 나무, 돌, 항아리 등의 도안이 있다.
명나라 백옥송학문화삽(白玉松鶴紋花插)
고대의 숙련된 장인들은 역시 ‘복’과 ‘장수’ 문화를 예술품에 융합하여 노인에 대한 존경과 축원을 보여주었다.
산둥성 칭다오시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명나라 백옥송학문화삽은 옥으로 만든 꽃꽂이 용기로서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실내 장식품이다. 꽃꽂이 용기의 본체 모양은 구부러진 소나무 가지의 일부로 선이 간결하고 매끄러우며 자연스럽다. 내부 타오탕(掏膛, 옥기의 내부 다듬기 공예를 말함) 공예는 미세하고 기물 몸체의 두께는 균일하며 외부에는 음각 및 양각 기법을 사용하여 가지가 서로 얽힌 소나무, 대나무 가지 및 영지로 새겨져 있으며 소나무 아래에 학 한 마리가 서서 뒤를 돌아보고 있다.
고대에는 소나무와 학, 영지 등이 흔히 볼 수 있는 장식 무늬였다. ‘송학연년, 복수평안(松鶴延年, 福壽平安)’이라는 상서로운 의미를 담고 있으며, 노인을 존경하고 사랑하고 복을 빌며 장수를 기원하는 아름다운 축원과 맞물려 노인을 위한 진심 어린 축복을 표현한다.
편집:董丽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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