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유산,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서다
From:금교Author: 2024-11-04 15:41
검은 신화: 오공>에 나오는 산베이 설화(陕北说书), 온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쉰푸(蟳埔) 잠화둘레(簪花围), 0.2mm 두께의 룽산흑도인 달걀껍질도기… 10월 17~21일 제8회 중국 무형문화유산박람회(이하 약칭 ‘박람회’)가 시민들의 기대 속에 다시 개최되었다.
무형문화유산 분야에서 중요한 국가 브랜드 전시회인 중국 무형문화유산박람회는 2년마다 열린다. 올해는 중국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에 가입한 지 꼭 20년이 되는 해다. 이번 박람회는 ‘보호 계승, 수정 혁신’을 주제로 하고 ‘무형문화유산, 궁극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하며 지난 20년 동안 중국의 무형문화유산 보호의 눈부신 성과와 전승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전시했다.
살아 숨쉬는 무형문화유산, 현대 생활에 녹아들다
조금 전에 히트게임 <검은 신화: 오공>에서 감상한 영길보살곡은 마치 시공간을 초월해 박람회 현장을 뜨겁게 달구는 것 같았다. 대나무 대오리로 뼈대를 엮고 면지로 몸을 감싸 채색 비늘이 반짝이는 왕만톈(汪满田)의 물고기 등불은 후이저우에서 지난까지 헤엄쳐 갔다.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는 주청 고금, 독창적인 웨이팡의 복숭아씩 조각, 우시의 정교한 미세 자수, 심지어 샤스(硖石)의 등채·구룡벽까지 전설 속에서, 전국 각지의 박물관에서 여기에 모여서 우리는 그것들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을 가까이서 감상하고, 그것들의 함축적인 역동성을 직접 느낄 수 있게 했다.
무형문화유산은 시대에 융합되어야만 자신의 가치를 더 잘 드러낼 수 있고, 삶에 융합되어야만 새로운 빛을 발할 수 있다. 이번 박람회는 ‘인민의 무형문화유산, 문화의 보물’, ‘현대생활에 녹아들어 아름다운 미래를 창조하다’ 등의 이념을 부각시켜 오래된 무형문화유산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사람들의 삶에 융합시켰다.
‘하화지계·금수치루(河和之契·錦綉齊魯)’ 코너의 노금(魯錦)생활관에서 전통 직염자수 기법에 담긴 미학과 현대 심미를 결합해 버려진 노금의 자투리 재료를 활용한 DIY 수작업으로 어느새 예술인들의 손에서 컵 커버, 꽃게 의자, 캐주얼 테이블과 의자, 유화 살결 병풍 등이 탄생했다. 현대 생활에서 무형문화유산 예술의 실용적인 가치와 소비 맥락을 탐색하여 전통 문화의 현대사회에서의 생존과 계승을 촉진한다.
박람회 현장에서 중의학 건강 관리도 수많은 ‘팬’들이 모였다. 진맥, 마사지, 식이요법 등의 부스 앞에 많은 관람객이 길게 줄을 섰다. 그 중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산둥성 무형문화유산 프로젝트 편작(扁鵲)맥학 진단법이었다.
편작맥학 진단법의 대표적인 계승자인 치샹화(齊向華)는 “편작맥학 진단법은 전통적인 맥법과 현대 과학기술을 결합하여 맥박의 압력, 속도, 질감, 무게 등의 차원을 세분화합니다. 이러한 미세한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함으로써 의사는 환자의 몸 상태를 보다 포괄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개막 첫날 10여 명의 의사가 한 사람당 100명에 가까운 관객을 위해 맥을 짚었다고 한다.어떤 사람은 무형문화유산이 가져온 시각적 향연에서 눈을 즐겁게 하려고 애쓰는 반면, 어떤 사람은 무형문화유산이 가져온미각의 향연에서 마음껏 배를 채웠다.
토가 다오류수이 건두부(土家倒流水豆腐干)는 독특한 생산기법과 맛으로 많은 관객들의 발길을 붙잡았으며 입안에 가득 찬 콩의 향기는 혀끝에서 튀어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다 먹지 못하면 가져 가기도 했다. 양마도의 해산물 만두는 맛있는 식감으로 많은 ‘팬’들을 사로잡았는데 한입 베어 물면 맛있는 국물이 입안에서 확 터져 뒷맛이 끝없이 남았다.
‘트렌드’가 되는 무형문화유산, 디지털·스마트 기술과 손잡다
AR 안경을 쓰면 ‘하루에 천 편의 연극을 볼 수 있고, 사흘에 만 권의 책을 들을 수 있다’는 허난성 마제서회(馬街書會)의 성황을 볼 수 있다.피영극의 입체적인 인터랙티브 공간에 몸을 담그면 손발을 드는 사이에 관중은 피영극의 인물로 변신한다. 안면인식으로 체험자가 쓰촨극 변검(變臉)의 절기를 느낄 수 있다… 올해의 박람회 현장에서 첨단 과학기술로 옛 무형문화유산이 시공간을 초월해 사람들의 견문을 넓일 수 있게 했다. 구리로 태를 만들고 손으로 그림을 그리며 법랑 축재를 바르는 여러 공정을 거친다… 국례인 사면방존 디지털 체험 프로그램은 안구 위치추적 기술을 통해 관람객들이 맨눈 3D 방식으로 경태람(景泰藍, 동기 표면에 무늬를 내고 남색을 발라서 불에 구워 낸 공예품) 제작의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AR 공간 인터랙티브 펜으로 경태람의 가장 특징적인 줄세공 공정을 재현하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쑤저우 어요(고대 궁중에서 쓰는 도자기를 굽던 가마) 금벽돌 박물관이 마련한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은 VR 안경을 쓰고 쑤저우 어요 금벽돌이 깔린 고궁 태화전(太和殿), 중화전(中和殿), 보화전(保和殿)을 거닐 수 있는데 VR 기술의 도움으로 6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금벽돌을 보다 직관적이고 입체적으로 볼 수 있었다.
<둔황: 시간의 수호자> VR체험 프로젝트는 당나라 중후기 시대의 사주 둔황을 모델링하여 복원하였으며, 관람객은 천년 전 돈황 220, 285굴의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VR, 3D 모델링, UE,AE 등의 기술이 가세해 역사 속에 묻히거나 박물관에서 잠자던 무형문화유산의 기억을 되살려 사람들이 색다른 무형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틱톡 등 무형문화유산의 전파를 돕는 디지털 플랫폼도 현장에 전시 구역을 설치하도록 초청받았다. 이들은 디지털화와 인터랙티브 감각을 특징으로 체감형 인터랙티브 게임, 피코 가상현실 VR 체험, 틱톡 콘텐츠 등을 융합할 뿐만 아니라 ‘차오자반(曹家班) 태평소’, ‘차오산잉가무(潮汕英歌舞)’ 등 틱톡 플랫폼에서 이름이 잘 알려진 대표적인 무형문화유산 프로젝트들과 성과 데이터도 전시해 무형문화유산과 신기술이 결합된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핫해진 무형문화유산, 젊은 힘이 넘쳐흐르다
이번 박람회에는 211건의 무형문화유산 대표적인 프로젝트와 100여 명의 무형문화유산 대표적인 계승자가 초청됐다. 그 중에는 기예가 뛰어나고 독창성을 갖춘 노련한 예술인도 있고 활발한 사고와 무한한 창의력을 가진 젊은 예술인도 있는데 노년층과 젊은 층을 막론하고 무형문화유산이 잘 전승되고 그 뒤를 이을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할머니와 제가 수놓은 바늘 향주머니는 예전에는 바늘을 보관하는 데 쓰였지만 지금은 미니어처 키홀더, 핸드폰 걸이로 변신해 인터넷에서 ‘대박’을 터뜨렸습니다.”라고 말하는 올해 25세인 쑨거야오(孫歌尧)가 85세인 할머니 왕수잉(王秀英)과 손에 은바늘을 들고 위아래로 날리는 깔끔한 동작과 뛰어난 기량으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쉬저우 향주머니 제작 기술의 제5대 계승자로서 쑨거야오는 할머니로부터 기예를 계승받고 전통 공예와 현대적 요구를 결합하여 향주머니 스타일을 혁신하고 크로스오버 협력을 수행했다. “제가 핫한 게임 속의 캐릭터를 위해 착용한 향주머니를 디자인해 주었는데 이를 통해 무형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게임의 세계로 끌어들여 많은 젊은이들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취안저우 잠화둘레의 열기도 인터넷을 넘어 박람회 현장으로 번졌다. 붉은 옷에 꽃과 금장식을 머리에 쓴 쉰푸 여자 풍습 무형문화유산 계승자인 황리융(黄丽泳)의 곁에는 구경꾼과 체험객들로 붐볐다. 신세대의 계승자로서 그녀는 “잠화 머리장식으로 대표되는 쉰푸 여자들의 풍습은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800년 넘게 전승되고 있습니다. 현재 잠화 머리장식의 열풍이 전국 각지에 불고 있는데 사람들이 이 아름다움을 체험하면서 쉰푸 문화의 정신력과 여성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작은 수공예 장인’의 연구 체험도 인기를 끌었으며, 허우씨 서훠 검보(侯氏社火臉譜), 지난 잎조각 등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무형문화유산의 계승자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에서 출발해 무형문화유산의 전승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고 무형문화유산의 기예를 직접 가르쳐 줌으로써 청소년들의 민족적 자신감과 자부심을 고취시켜 주었다.
편집:董丽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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