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에서 다시 만날 때 그 우정이 천금보다 더 귀하다
From:금교Author: 2023-06-15 10:24
맹하철(음력 사월)에는 만물이 모두 아름답다. 올 들어 중국이 처음으로 안방에서 연 첫 핵심 외교 행사인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는 5월 18일부터 19일까지 고도(古都) 시안(西安)에서 열렸다.
10년 전인 2013년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취임 후 처음으로 중앙아시아를 방문했을 때“내 고향 산시(陕西)는 고대 실크로드의 출발점에 있습니다. 이 자리에 서서 역사를 돌이켜보면 산속에서 울려 퍼지는 낙타방울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사막에서 피어오르는 모락모락 연기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시 주석은 시안에서‘제1회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당(唐)나라 시인 이백(李白)의 시구인“장안복협손, 재고중천금(長安复携手,再顾重千金. 장안에세 다시 만날 때 그 우정이 천금보다 더 귀하다)”을 인용했다. 장안(오늘의 시안)에서 서쪽으로 멀리 봤을 때‘낙타방울’소리가 다시 들리고,‘실크로드’가 새 모습으로 바뀌는 것은 역사와 미래가 어우러진 축제이며,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쌍방향질주이기도 하다.
시 주석이 기조연설에서 밝힌 대로 세계는 안정적인·번영하는·조화로운·연결된 중앙아시아를 필요로 하며, 중국은 이 안정·번영·조화·연결된 중앙아시아의 가장 확고한 지지자가 될 것이다.
전통 성찬으로 먼 곳에서 온 귀한 손님을 대접하다
시진핑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丽媛)은 18일 저녁 시안 다탕(大唐) 푸룽위안(芙蓉園)에서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한 중앙아시아 국가원수 부부들을 위해 이색적이고 의미 깊은 환영식과 연회를 열었다. 시안은 왜 이번 정상외교의 중요한 무대가 되었을까?
2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 한나라 장건(张骞)은 이곳에서 출발해 중앙아시아로 두 차례 출사해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 간의 우호교류의 물꼬를 트고 동서횡단, 유라시아로 이어지는 실크로드의 길을 열었다. 과거 실크로드의 출발점은 바로 오늘날 중국과 중앙아시아의 경제무역 왕래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시안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 원수를 환영하는 행사를 연 것은 중앙아시아 5개국과 과거에 이어 협력을 더 강화하는 미래를 향하는 중국의 열망을 보여주었다.
이날 저녁에는‘대당성례(大唐盛禮)’를 주제로 당나라 때의 영빈례를 복원해 전통문화의‘예(禮)’로 먼 길을 찾아온‘빈(宾)’을 맞이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해내존지기, 천애여비린(海内存知己,天涯若比邻. 친한 친구만 있으면 온 세상이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세상 끝에도 가까운 이웃처럼 느껴진다.)’의 읊조림과 함께 64명의 무용수들이 왼손에 籥(피리와 비슷한 악기)를 들고 오른손에 翟(금계의 꼬리털로 만든 것)를 치며 중국 고대 최고의 의례무용인 팔일무를 선사했다. 이어서 당나라 때 붉은 관복을 입은 남자들이 중국 전통‘천읍례’로 하객에 대한 경의를 표했고, 100명의 무용수가 손에 부용을 들고 우아하게 춤을 추었다. 손님들은 시 주석 부부에게‘환상적이고 아름답다’,‘전율을 느꼈다’며 찬사를 보냈다.
특히 시 주석이 손님들을 초대하는 메뉴에는 량자허(梁家河)의 좁쌀, 푸핑(富平)의 감술, 양러우파오모(羊肉泡馍), 후루지(葫芦鸡)와 같은 평범한 식사였지만 중국의 빈곤 탈출에서 전면적인 샤오캉, 중국식 현대화 추진으로 이어지는 시대적 변화를 반영했다.
환영연회에서 시 주석은“중국-중앙아시아 협력을 심화시키는 것은 우리 세대 지도자들이 미래를 내다보고 내린 전략적 선택이라며 세계 대세에 순응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환영사를 했다.
미래 발전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
시 주석은 19일 오전 바허(灞河)의 강변인 시안국제회의센터에서 영빈청(迎宾廳)에 마련된 거대한 친링(秦岭) 벽화 앞에서 속속 도착한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들에게 인사하며 단체사진을 찍었다. 오전 10시쯤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가 시작됐다. 이번 정상회의는 지난해 1월 25일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수교 30주년 화상정상회의 이후 6개국 정상이 수교 31년 만에 실제로 만나 진행된 첫 행사다.
시 주석은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중국-중앙아시아 운명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수망상조(守望相助, 지키고 서로 도와준다), 공동발전, 보편적 안보, 대대로 우호 등 ‘4가지 견지’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어떤 중앙아시아를 건설할 것인가에 대해 그는 세계는 안정적인·번영하는·조화로운·연결된 중앙아시아가 필요하다고 ‘4가지 주장’을 내놓았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 간의 협력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 메커니즘 구축 강화, 경제·무역 관계 확장, 후롄후퉁(互聯互通, 상호연결) 심화, 에너지 협력 확대, 녹색 혁신 촉진, 발전 능력 향상, 문명 대화 강화, 지역 평화 유지 등 ‘8가지 제안’을 제시했다. ‘4가지 주장’, ‘4가지 견지’, ‘8가지 제안’은 새 시대에 들어 중국 최고 지도자가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대(對)중앙아시아 외교정책을 가장 완전하고 집중적이며 체계적으로 밝힌 것이었다.
정상회의 기간에 중국은 중앙아시아 5개국과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 성과 리스트’등 6건의 다자간 문서에 합의하고 100여건의 분야별 협력협정을 체결했으며,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 시안 선언’도 공동 서명했다. 이어서 시 주석은 6개국 정상과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 매커니즘을 공식 출범하고 2년마다 중국-중앙아시아 국가에서 번갈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다음 정상회의는 2025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다.
정상회의를 마친 후, 시 주석과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이 6그루의 석류나무를 함께 심은 것은 6개국이 석류씨처럼 똘똘 뭉쳤음을 상징한다. 석류 꽃은 시안의 시화이며 석류 나무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다.
중국-중앙아시아 관계의 신기원을 열다
분쟁이 끊이지 않는 지금 세계에서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은 단기간에 최대 공약수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이번 정상회의의 풍성한 합의와 성과 리스트로 함께 손을 잡으려는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인사들은 이번 정상회의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그들은 이번 회의가 미래 중국-중앙아시아 관계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며 중국-중앙아시아 관계를 심화시키는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고, 각 분야의 교류협력을 확대하는 새로운 장을 마련했다고 했다. 또한 상호 이익과 상생을 심화시키는 새로운 비전을 열었고, 국제 공정과 정의를 수호하는 데 새로운 힘을 보탰으며 개발도상국의 자강 단결의 새로운 모범을 세웠고 중국-중앙아시아 관계사에 새로운 역사적 금자탑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우즈베키스탄 세계경제외교대학 지역안보·갈등연구실 울루그벡 하사노프 소장은“시진핑 주석과 중앙아시아 국가원수의 전략 아래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는 풍성한 성과를 거두었고, 양측의 정치적 신뢰와 전면적 협력이 심화됐습니다.”라며 앞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중국과 함께 공동발전, 공동부유, 공동번영을 적극 추진해 보다 긴밀한 중국-중앙아시아 운명공동체를 구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자흐스탄 월드뉴스네트워크가 20일 학자 카우케노의 말을 인용해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는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대한 중국의 지대한 성의를 보여주었으며 이번 정상회의는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협력을 돕고,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타지키스탄의 독립 정치 관측통인 시도야트조다에 따르면 국제정치 무대에서 중국의 역할은 계속 커지고 있다며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격동하는 세계 정치·경제 정세 속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중국과 무역·투자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쑤샤오후이(苏晓晖) 중국국제문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와 일련의 중요한 협력 성과는 중국이 책임 있는 대국의 역할을 하고 새로운 국제관계의 구축을 추진하며 인류 운명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갈수록 많은 나라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동반성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 세계의 대세에 맞는 길입니다.”라고 말했다.
편집:董丽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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