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 속에 담긴 중국의 이야기

From:골든브릿지Author: 2023-05-10 13:45

 중국 각지에 세워진 주거 건축물을 다른말로 민가라고 부른다. 독특한 문화를 지닌.

 민가는 시간이라는 긴 강 속에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써내려 갔다. 벽돌 한 장, 기왓장 한 장, 두공 하나, 처마 하나, 창 하나, 꽃 한 송이는 일찍이 천지와 하나가 되어 세상에 유일무이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냈다.

 만약 어떤 기회로 하늘에서 베이징을 내려다 본다면 여러분은 2환(二環) 도로의 불규칙한 사각형 윤곽 속에 푸른 벽돌과 회색 기와로 둘러싸인 네모난 작은 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바둑판 무늬처럼 자금성 주변에 흩어져 있는데, 이것이 바로 사합원(四合院)이다.

 천지를 담고 있는 사합원 안에는 사계절이 윤회하는 고상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풍경도 있고, 4대가 함께하는 가정의 화기애애한 모습도 있다. 밖에서 봤을 때 특별하지 않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저절로 천지를 이루고, 장유유서(長幼有序)가 존재하지만 각자가 자기의 방에 기고한다. 이는 중국인의 이상적인 삶을 그대로 구현한 주택의 형태를 갖추었다.

 ‘중원에 구족(한족)이 있어, 이주해 온 사람들을 객가인이라 부르네. 강을 건너 팔민[八閩, 푸젠(福建)성의 다른 이름]에 들어오니, 해변이 펼쳐지네(中原有舊族,遷徙名客人。過江入八閩,展轉來海濱).’

 수천년 동안, 깊은 산 속에서 대규모로 땅을 개간하고 터를 잡고 살아온 객가인들은 중국 역대 민족 대이동의 산증인이다.

 객가 민계(民系)에 속하는 그들은 북쪽에서 들어와 광둥(廣東), 푸젠, 장시(江西)의 산간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다. 깊은 산속에 터를 잡은 이들은 산속의 맹수를 경계해야 할 뿐만 아니라, 외적의 침입도 막아야 했기 때문에 폐쇄식 대원인 토루(土樓)를 지어 동족 · 동성동본이 집단으로 거주하며 생활했다.

 객가인들이 보루형 주택을 짓는 것과 달리 오월(吳越)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산과 물을 끼고 있는‘그림 속 선경’을 건설하기를 더 원했던 것 같다.

 옛 후이저우(徽州), 저장(浙江), 장쑤(江蘇) 남역에는 정교한 원림들이 우뚝 솟아 있으며, 휘파(徽派) 건축물들이 녹수청산에 녹아 있다. 그들은 온유하고 부귀한 고장에서 한 편의 아름다운 시와 같은 삶을 살았다.

 교가대원(喬家大院), 신가대원(申家大院), 왕가대원(王家大院) 등 진파(晉派) 건축물의 아름다움은 그 웅장한 기세와 두공 및 추녀를 비롯해 여러 색깔로 장식한 금장, 조화를 이룬 벽돌과 기와에 있다. 6개 대원에 들어선 300여 칸 이상의 가옥이 운치 있게 흩어져 있어 진상[晉商, 산시(山西) 상인]의 진중함과 대범함, 근엄함 그리고 그윽함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황토고원(黃土高原)의 동굴집(窯洞), 자오둥(膠東) 지역의 해초방(海草房), 티베트족의 조방(碉房, 3~4층 높이로 벽돌이나 콘크리트로 지은 집. 모양이 보루처럼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몽골족(蒙古族)의 파오(包), 이족(彜族)의 토장방(土掌房), 묘족(苗族)의 조각루(吊腳樓), 동족(侗族)의 고루(鼓樓), 태족(傣族)의 고각죽루(高腳竹樓) 등 각양각색의 민가 건축군이 화하(華夏) 대지에 화려하게 피어났다.

 이 다양한 민가 건축물들 중에서 무엇이 중국인의 궁극적인 주거 솔루션으로 꼽힐까?

 답은 여러가지다. 광활한 영토를 가진 중국의 각 지방은 저마다 독특한 문화와 지역적 환경을 지녀 사람들의 생활습관이나 신앙, 미적 개념도 다르지만, 모두 동일한‘천인합일(天人合一) ’의 건축 이념을 가지고 있는 점은 중국 민가에 안정적으로 관철되어 내려온 특징으로 꼽힌다.

 옛 거리를 따라 천천히 거닐면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민가 건축물 하나 하나가 경건하고 평온하게 서 있다. 바로 이런 가장 소박하고 평화로우면서도 가장 힘있는 주거 및 정신적 공간에서 눈부신 인간의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펼쳐지고 있다.

편집:董丽娜

문장과 그림에 대한 저작권은 원 저자에게 속하며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싶을 경우 따로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