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후이성의 춘절의 아름다운 여운

From:금교Author: 2025-02-17 15:22

 대운하 안후이 구간은 수(隋)나라 당(唐)나라 시대 대운하 통제거(通濟渠)의 중요한 부분으로, 서쪽으로는 화이베이시 쑤이시현과 허난성 융청시의 경계에서 시작해 동쪽으로는 쑤저우시 쓰현과 장쑤성 쓰훙현의 경계까지 흐른다. 이 구간은 안후이성 화이베이시와 쑤저우시 두 도시를 관통하며 약 180km에 이른다. 대운하 안후이 구간은 동서로 흐르는 자연 하천과 얽혀 서로 다른 지역 문화의 교류와 융합을 촉진해 왔다. 춘절을 맞이해 안후이의 180km 운하 연안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정월에는 전통극을 즐기다

 “정월이 오면 춘절이 찾아오고 집집마다 붉은 등을 걸지요…” 황매극(黃梅戲) <맹강녀(孟姜女)>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선율은 춘절을 기다리는 설렘을 전해준다. 황매극이 널리 유행하는 안후이성에서는 춘절맞이와 함께 연극도 흥겹게 펼쳐진다. 화이베이 지역은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까지 ‘정월 전통극 관람’이라는 전통극을 공연하고 관람하는 풍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는 시골 들판부터 도시 골목까지 어디에서나 전통극 노천 공연을 볼 수 있는데 독특한 풍경이 된다.

 화이베이 지역은 장쑤성, 허난성, 안후이성 3개 성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여 운하가 남북을 오가는 사람들을 연결함으로써 다양한 연극 양식을 흡수했다. 그 결과 화이베이의 정월 무대에서는 황매극뿐만 아니라 경극(京劇), 예극(豫劇), 허난 방자극(河南梆子) 등 전통 연극도 볼 수 있다. 공연 양식과 내용은 다르지만 이 모든 연극은 화이베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전통 예술이다.

 경사스러운 날에 전통극을 관람하거나 직접 부르는 것은 중국에서 오랜 세월 이어져온 관습이다. 현대에는 다양한 오락 문화가 등장했지만 전통극을 사랑하는 안후이 사람들에게 ‘정월 전통극 관람’이라는 문화는 여전히 깊이 뿌리내려 있다. 이는 70~80대의 노년층 관객뿐만 아니라 젊은 층과 관광객들까지 사로잡으며 사람들에게 부드럽고 우아하거나 때로는 격정적이고 열정적인 전통극의 선율을 통해 색다른 춘절의 분위기를 선사한다.

 최근 2025년 안후이성(안칭) 사계절 황매극 공연 프로젝트의 신년 및 춘절 시즌 공연이 성대히 막을 올렸다. <진향련(秦香蓮)>, <춘강월(春江月)>, <공을기(孔乙己)>, <천선배(天仙配)>, <여부마(女駙馬)>, <양축(梁祝)> 등 전통 명작들이 무대에 오르며 시민들에게 풍성한 문화 향연을 선물했고 이를 통해 춘절의 막을 활짝 열었다.

 정월 대보름, 면등(麵燈)을 밝히다

 안후이성에는 대운하를 따라 형성된 도시가 있다. 이 도시는 쑤저우시다. 대운하 통제거는 당송(唐宋) 시대에는 변하(汴河)로도 불렸으며 당시 가장 중요한 수로였다. 이를 위해 당헌종(唐憲宗) 원화(元和)사년(809년)에 쑤저우시가 건립되며 그 역사가 시작됐다.

 운하로 인해 탄생하고 성장한 쑤저우시는 운하의 발전과 함께 번영을 이루었으며 운하를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 문화가 융합된 춘절 풍습을 발전시켰다. 쑤저우시에는 ‘면등’이라 불리는 전통 요리가 있다. 이 면등은 안후이성, 장쑤성, 산둥성, 허난성, 허베이성의 경계 지역에서 널리 퍼져 있으며 ‘면잔(麵盞)’, ‘면화등(棉花燈)’이라고도 불린다. 밀가루 반죽을 쪄서 만든 면등은 주로 등롱(燈籠), 사오쯔(勺子, 중국식 숟가락), 십이지신과 기타 길상과 축복의 의미가 담겨 있는 형태로 빚어진다. 정월 대보름 밤, 사람들은 면등 중앙에 심지를 밝히며 새해의 소망을 조용히 속삭인다. 면등은 기름이 다 타고 소원을 전하는 임무가 끝나면 남은 심지 주변이 노릇하게 구워지면서 고소한 향이 퍼진다. 이때 아이들은 기쁜 마음으로 바삭한 면등을 먹으며 그 안에 담긴 소망과 아름다운 의미를 함께 삼킨다.

 오늘날에는 야간 조명쇼, 등불 축제, 불꽃놀이, 드론 쇼 등 화려한 행사들이 열리는데 작은 면등의 불빛은 그 빛나는 장관 속에서 소박하지만 진심 어린 감동을 전한다. 이러한 면등의 불빛은 과거 춘절의 밤을 밝히고 아이들의 눈빛을 설레게 했다. 면등 속 담긴 쑤저우 사람들의 춘절 추억과 아름다운 정서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지금까지 여전히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정월 열엿새, 태평교(太平橋)를 걷다

 추저우시는 안후이 동부의 중심 도시이자 창장(長江)과 화이하(淮河)지역의 중요한 허브 도시로 창장과 대운하를 잇고 교통의 요충지로 남방과 북방을 연결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 추저우시 취안자오현에서는 ‘정월 열엿새, 태평교 걷기’란 독특한 춘절 행사가 있다.

 ‘정월 열엿새, 태평교 걷기’는 중국 역사상 가장 오래된 걷기 행사로 동한(東漢) 시대부터 전해져 현재까지도 성대하게 이어지고 있다. ‘정월 열엿새 태평교를 걸으면 일 년 내내 평안하길’이라는 말이 전해지듯, 이 행사는 평안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행사에서 ‘태평’은 사람들이 걷는 ‘태평교’를 뜻하기도 하고 새로운 한 해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기도 한다. 남북조(南北朝) 시대에 이르러 정월 열엿새를 ‘태평일’로 삼고 병을 물리치기 위해 나들이를 하는 ‘만병을 물리치기(走百病)’라는 초지(楚地, 현재 후난과 후베이 지역)풍습이 자리잡았다. 그 해석은 서로 다르지만 이 전통 풍습에 담긴 기복의 의미는 언제나 한결같다.

 정월 열엿새가 되면 취안자오현은 사람들로 붐비며 주민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태평교로 향한다. 전통적인 경로는 ‘삼교 이가(三橋兩街)’로 불리며 한(漢)나라 시대에 건설된 적옥교(積玉橋)를 시작으로 위안자완 옛 거리(袁家灣老街)에 들어가며 송(宋)나라 시대의 홍란교(紅欄橋)를 지나 태평거리(太平大街)를 거쳐 마지막으로 태평교를 건너는 것이다. 세 개의 다리는 높이가 점점 높아지는데 이는 새해의 발전과 번영을 상징하는 것이다. 취안자오현 사람들은 태평교를 다 건너야 비로소 춘절이 끝나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고 여긴다. 태평교를 걸을 때 사람들은 불꽃과 폭죽을 터뜨리고 향을 피우며 풍요롭고 순조로운 한 해와 액운의 해소, 무병장수를 기원한다. 오늘날에는 지역 고유의 등불 쇼, 전통 춤 공연, 미식 축제 등 다양한 행사가 함께 열리며 이 전통 축제는 지역 주민뿐 아니라 외지 관광객들을 유입하고 있다. 또한, ‘정월 열엿새, 태평교 걷기’는 안후이성 체육국에서 ‘안후이성 첫 번째 전 국민 스포츠 10대 브랜드’로 선정되었으며 2021년에는 국가체육총국으로부터 ‘중화 스포츠 문화 우수 민속 프로젝트’로 인정받았다.

편집:董丽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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