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양적 색채를 드러낸 칠선(漆扇)

From:금교Author: 2025-02-17 15:21

 ‘옻칠을 붓으로, 부채를 종이로 삼으며 반은 인공이고, 반은 천연이다.’ 옻칠이 물속에 가볍게 떨어지면서 화사한 무늬가 이루어지는데 하얀 부채면을 물속에서 천천히 휘저어 물결이 자유롭게 흐르도록 유도한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엇갈린 컬러가 종이에 하나의 독보적인 패턴으로 굳어졌다.

 칠선(옻칠 부채)은 부채를 운반체로 한 칠기 장식 기술로 손으로 염색한 예술 작품이다. 칠선의 원료는 순수한 천연 수지도료인 대칠이다. 칠기 장식의 기술은 중국에서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이다.

 무형문화유산 전승자인 리난(李囡)에 따르면 고대 사회에서 대칠은 단단하고 습기에 강하며 내열성이 뛰어난 특성으로 인해 건축, 수레, 무기, 생활용품 등에 널리 사용되어 기물의 수명을 크게 연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일종의 고급 예술이 되었다. 칠선은 처음에는 제왕귀족의 의장에 주로 사용돼 권력과 지위를 상징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민간 생활에 녹아들면서 독특한 문화적 상징이 되었다. 사람마다 색상 조합과 손놀림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부채는 독특한 무늬를 가지고 있어 예술적이고 생명감이 넘친다.

 칠선 기술의 지속적인 혁신으로 이 문화 예술은 다시 대중의 시야에 들어왔다. 오늘날 칠선의 제작 과정이 간단하고 배우기 쉬우며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어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체험자는 자신만의 칠선을 만들 수 있다. 네다섯 가지 색의 대칠을 골라 물로 채운 옻칠통에 떨어뜨려 부드럽게 저어 물감이 물 위에 자연스럽게 퍼지도록 하고 부채를 물에 수직으로 담그거나 흔들거나 회전시키면 대칠이 자연스럽게 부채 표면에 달라붙어 단 몇 초 만에 매우 국풍이 있는 칠선이 완성된다.

 “칠선을 직접 만드는 것은 랜덤박스를 여는 것과 같습니다. 완성될 때까지 이 작품이 어떤 색깔이고 어떤 무늬인지 알 수 없습니다.”, “독보적인 중국식 낭만입니다!”라고 체험자들은 입을 모았다. 궈차오(國潮)의 인기가 계속 높아짐에 따라 ‘무형문화유산 칠선’은 다양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자주 도배된다. 젊은이들이 직접 칠선을 만드는 체험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할 뿐만 아니라 염색한 칠선에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칠선은 아름다운 예술품일 뿐만 아니라 무형문화 전승과 혁신의 상징이기도 합니다.”라고 감탄했다.

 일전에 무단장에서 열린 중·러 청소년 예술교류 행사에서 러시아에서 온 어린 예술가들이 칠선 제작 과정을 직접 체험했다. 손에 쥐고 있던 깨끗한 부채가 옻칠로 다른 색과 무늬로 물들자 아이들은 ‘우라’, ‘신기하다’, ‘기가 막힌다’는 탄성을 쏟아냈다.

 천년의 문명을 지나 손에 무형문화유산 칠선을 들고 중화문명의 현란하고 섬세한 축소판을 찾다 보면 당신은 절묘한 동양적 색채와 조우하게 될 것이다.

편집:董丽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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