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푸(曲阜)에서 유풍(儒風)을 만나다

From:금교Author: 2023-08-15 11:12

 ‘취푸(곡부)’라는 이름은 <예기(禮記)>에서 처음 보였으며, 동한(東漢)의 학자 응소(應劭)는‘노성에는 부(阜, 언덕)가 있는데 굽이굽이 길이가 칠팔 리(里, 1里=0.5km)나 된다 하여 곡부라 불렸다.’라고 해석했다. 공자의 고향인 취푸에서 유가사상에 내포되어 있는‘대도지행, 천하위공(大道之行,天下為公, 대도가 행해질 때 천하를 모두 향유하게 되다)’의 사회적 이상,‘위정이덕, 인민애물 (為政以德,仁民愛物, 덕으로 정치를 하고 백성을 아끼고 사물을 사랑하다)’의 정치이념,‘민유방본, 본고방녕(民惟邦本,本固邦寧,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고, 근본은 견고해야 나라가 평온하다)’이라는 민본사상,‘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修齊治平), 경세치용(經世致用, 학문은 실제 사회에 이바지되는 것이어야 하다)’이라는 애국주의,‘인의예지(仁義禮智)와 효제충신(孝悌忠信)’의 도덕적 주장은 이미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유교의 풍습이 대대로 전해 내려오고 중국의 우수한 전통문화는 시대의 발전에서 금처럼 빛난다.

 문맥을 전승하는 신구(新舊)‘삼공(三孔)’

 고목은 하늘을 찌를 듯 높고 절은 우뚝 솟아 있고 저택은 그윽하다. 여름철의 불타는 듯한 뙤약볕은 취푸에서 선현을 알현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막지 못했다.‘삼공’으로 칭하는 공부(孔府), 공묘(孔廟), 공림(孔林, 공자의 묘지)은 그 기세가 웅장하고 빛이 나며 유교의 풍습과 문맥을 드러낸다.

 취푸의 남북 중심축에 위치한 공묘 건축군은 규모가 크고 배치가 정연하다. 대성전(大成殿) 월대에는 관현악이 은은하게 들려 귀를 즐겁게 하며 중국 예악의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낸다. 공묘 동쪽에는 청벽돌과 회색 기와로 지은 건축을 주체로 하는 공부가 있어‘천하제일가(天下第一家)’라고 불린다. 취푸 북쪽에는 공림이 있는데 비석이 많고, 푸른 소나무와 잣나무가 늘어 서 있다. 신도(神道, 무덤길)는 1000m나 되며, 묘지의 깊은 곳으로 가면 마치 먼 역사를 향해 뻗어 있는 것 같다.

 양차오밍(楊朝明) 공자연구원 전 원장이자 산둥대학 유학고급연구원 석좌교수는“중국을 더 잘 이해하려면 공자부터 시작해야 하고, 공자를 더 잘 이해하려면‘삼공’으로 들어가야 합니다.”라고 하며 공자가 창시한 유교문화는 중국 전통문화의 중요한 구성의 한 부분이며 그가 제창한‘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등 이념은 오늘날까지도 중화민족의 소중한 정신적 재산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오늘날 공묘, 공부, 공림은 인파로 붐비고 있으며 사람들은 이곳에 와서 선현을 기리며 문화의 힘을 얻고 있다. 이와동시에 공자연구원, 공자박물관, 니산성경(尼山聖境)으로 구성된‘신삼공(新三孔)’은 유학 연구와 계승의 플랫폼을 확장하고 실천 속에서 중국 문화의 생명력을 자극하며 새로운 시대의 철학을 일깨우고 있다.

 공묘 신도의 남쪽 연장선에 공자연구원이 우뚝 서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공자연구원은 유학의 연구와 발전을 기초적이고 선도적인 작업으로 삼고‘논어학 연구’,‘중화예악문명연구’,‘<공자가어(孔子家語)> 연구’와 같은 학술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일련의 국제적 영향력을 가진 연구 성과를 산출했다. 북쪽으로 4km 떨어진 곳에 공묘 대성전과 한당(漢唐) 양식을 융합한 현대 건축물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공자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공씨 후손들의 삶을 보여주는 공자박물관이다. 70만 점의 귀중한 문화재가 적절히 보호되고 학술연구에 자양분을 제공한다. 이 곳에서 2000여 년 전의 소악(韶樂)을 들으며‘소악을 듣고는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잊으셨다’는 공자의 심경을 체험할 수 있다. 공자의 탄생지인 니산에는 니산성경이 우뚝 솟아 있어 공자의 세계가 세상 사람들의 눈 앞에 펼쳐진다.

 취푸 땅에 있는 유학의 흔적

 ‘지금도 치루의 유풍이 여전하고 수십만 가구에서 책을 읽는 소리가 들려온다(至今齊魯遺風在,十萬人家盡讀書)’,‘덕불고 필유린(德不孤,必有鄰,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멀리서 벗이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쁜 일이 아니겠는가(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이인위미(裡仁為美, 마음이 인자해야 아름답다)’… 오늘날의 취푸는 민풍이 순박하고 인정이 두텁고 문화적 자신감을 확고히 하며, 옛 것 중에서 좋은 것은 찾아내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켜 천년의 문화 고성이 활기를 띠고 있다.

 공자왈,“사람에게 신의가 없다면, 그가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人而無信,不知其可也).”라고 하셨다. 성실은 근심 없이 생활하고 국가를 안정시키는 근본이다.

 취푸시 신시대 문명 실천 스테이션에서 취푸인사(曲阜印社)의 전각(篆刻, 나무, 돌, 금옥 따위에 인장을 새김) 선생님 장궈치(張國旗)는 아이들을 데리고 인쇄 문화의 매력을 체험하고 있다. 유교 문화를 주제로 한 도장이 하나 하나가 완성되면 인주를 찍어 낙인을 한다.“인을 매개로 하여 성실을 고취합니다. 전각 공부는 문화 도야일 뿐 아니라 중국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아이들의 마음에 각인시키기 위한 것입니다.”라고 장궈치는 말했다.

 세상이 변해도 가풍은 변하지 않는다. <공씨조훈잠규(孔氏祖箴規)>에“조상의 유훈으로 반드시 책을 읽고 이치를 밝혀야 한다고 아침저녁으로 자손을 교육시켜야 한다.”라는 기록이 있다.“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우리는 가풍을 중시해야 합니다.”공부의 중광문(重光門) 정덕(政德) 교육 현장에서 교사 쿵밍후이(孔明慧)는 학생들에게 유가의 가풍과 가정교육을 자세히 설명했다.

 오늘날 공자의 고향을 거닐면 독특한 국학빌딩, 국학골목, 문화회랑, 문화벽, 촌사관(村史館) 등의 경관과 장소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고 신시대문명실천센터, 행복식당, 농가서옥,‘농촌기억’박물관, 유학(국학)강당 및 도서실은 민중의 정신을 함양하며 일련의 다채로운 지식 강좌와 생동감 넘치는 문예 공연과 다양한 형태의 미덕 선정 활동은 민중들이 아름다운 삶을 창조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동방 성도(东方圣都)’의 세계적 영향력

 세계에는 예루살렘, 메카, 중국의 취푸 등 3대 성도가 있다. 서양인들이‘동방의 예루살렘’이라고 부르는 작은 도시 취푸는 동방 땅에서 빛을 발해 점점 더 많은 외국 친구들을 끌어들여 산과 바다를 넘나들며 이곳에 모이게 한다.

 2000여 년 전 공자가 죽간에 쓴‘군자화이부동(君子和而不同, 군자는 서로 조화를 이루지만 반드시 같기를 요구하지 않다)’은 중국 문화의 내면적 품격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질서에 대한 중국인의 상상을 반영한다. 20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문명 교류의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다. 취푸는 6월 25일부터 27일까지‘인공지능 시대: 교류, 상호 참조, 포용적 디지털 세계 구축’을 주제로 한 세계 인터넷 컨퍼런스 디지털 문명 니산 대화를 맞이했다. 전 세계 수십 개 국가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인공지능 시대에 유구한 중국의 지혜를 빌려 교류, 상호 참조 및 포용적 디지털 세계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

 오늘날 취푸는 더욱 열린 자세로 세계를 끌어안고 있으며, 니산세계문명포럼, 세계유학대회, 국제공자문화제, 국제유학포럼 등 중국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계승·선양하고 세계 다른 문명의 교류와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국제문화학술교류활동을 잇달아 개최하여 평등·상호 참조·대화·포용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중화지혜를 제공하고 있다.‘각미기미, 미인지미, 미미여공, 세계대동(各美其美,美人之美,美美與共,世界大同, 각자 자신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남의 아름다움을 존중하며, 서로의 아름다움을 한데 어우르면, 세상이 조화로워지다)’이라는 관념은 여기에서 세계로 나아가며 점점 더 많은 다른 언어, 다른 피부색 및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가까운 사람’을 기쁘게 하고‘먼 사람’을 오게 한다.

편집:董丽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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