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시런(賈喜人): ‘비단 위의 예술’을 전승하다

From:Author: 2022-08-16 10:13

  노수(魯繡:산둥의 자수)는 ‘8대 유명 자수’ 중 하나로 색상이 화려하면서 소탈한 느낌을 지니고 있어 ‘백 가지 자수의 어머니(百繡之母)’라는 명성을 갖고 있다. 산둥 린이(臨沂), ‘95허우(95년 이후 출생자)’ 쟈더여우(賈德友)의 지첨에서 노수는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듯하다. 그의 손이 지나는 바늘 한땀과 실 한줄에 민국의 정서가 한껏 녹아든다.

  린이에서 태어난 쟈더여우는 잘 웃어서 친구들로부터 ‘쟈시런(賈喜人)’으로 불린다. 산둥성 린이시 고신구(高新區) 쟈좡촌(賈莊村)의 볼품없는 방 세 칸 집에 들어서면 내부 구조와 꾸밈이 별천지인데 민국(民國, 1912-1949년)시기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허옇게 색이 바래도록 닳은 민국 나무의자 몇 개가 집안 양쪽에 놓여 있고 고전 중국식 옷장이 본채 북서쪽 모퉁이에 자리하고 있는데 오랜 자수 조각 장식으로 유난히 우아하다. 이곳이 바로 노수 전승자인 쟈시런의 작업실이다.

  쟈시런은 어렸을 때부터 노수와 떼어 놓을 수 없는 인연을 맺었다. 쟈시런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에서는 이웃 어르신들이 모두 수공 작업을 하는데 쟈시런의 고모는 현지에서 아주 유명한 공예가이고 그녀의 노수 솜씨는 아주 뛰어났다. 고향 마을 이웃 및 가정환경의 영향을 받아 쟈시런은 어릴 때부터 마을 농가의 할머니들이 하시는 수공업 작업 구경을 좋아했는데, 어르신들이 한땀 한땀 바느질하면서 만든 옷과 신발, 모자는 정교하면서도 예뻤고 고모의 손재주는 더더욱 훌륭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쟈시런의 마음에서 노수라는 씨앗이 살며시 싹 트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쟈시런은 정색해서 고모에게 노수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지만 지지를 받지 못했다. 사람들은 자수 배우는 일은 힘들고 돈 벌이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쟈시런은 고모가 자수하는 손 자세, 공법과 절차를 몰래 훔쳐본 다음 집으로 돌아와서 작은 천 조각에 혼자서 자수를 배울 수 밖에 없었다. 쟈시런의 노력과 헌신을 엄마와 고모가 모두 지켜보고 있었고 결국 그는 가족의 지지를 받았다. 고모는 때로 주동적으로 공법 기교를 가르쳐주었고 일이 바쁠 때는 그에게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쟈시런은 어느덧 성장하여 지린대학교(吉林大學) 예술대학에 입학했고 대학 4년 동안 그는 공부하는 시간 외에 모든 정력을 자수 기술 향상에 쏟았다. 그의 책상에는 늘 각종 원단과 바늘, 실 따위의 재봉 용품들이 쌓여 있었다. 그가 노수 문화에 대해서 더 깊이 알면 알수록 더 좋아하게 되었다. 대학 다니는 동안 쟈시런은 늘 예술 경시대회, 무형문화재 시장 등 행사에 참여하면서 질의와 비평도 받았고 인정과 격려도 받았다. 쟈시런은“사실 이해하지 못하는 목소리가 늘 있었지만 남의 눈치를 보면서 산다면 너무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어요.”라고 말했다.

  뼈 속까지 파고든 노수에 대한 사랑으로 쟈시런은 지금까지 쭉 버텨왔다. “어떨 때는 하루 종일 자수하다 보면 밥 먹는 것마저 잊을 만큼 무아지경에 빠졌었어요.”

  “저는 청나라, 민국의 공법을 더 중요시하는데, 현재 전해 내려온 전통 자수의 공법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은 지금은 모두 볼 수 없는 공법이거든요.” 손에 있는 전통 자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쟈시런은 바로 수다쟁이가 되는데 손금 보듯 환히 꿰뚫고 있다. “과거에는 원단 사용을 아주 중시했는데, 사진을 찍어보면 지금 방금 한 것 같아요. 바느질 간격이 아주 작고 작업도 아주 반듯하며 바늘 끝이 정말 섬세하죠.”이런 전통 자수를 쟈시런은 약 100건 정도 수집했다. 그는 전통 자수품을 수집한 후 모조품을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영감이 떠오르고 나아가 현대적 심미에 더 부합하는 자수품을 혁신하여 만들어 낸다.

  쟈시런은 호랑이를 중심으로 하는 민간 서수(瑞獸:상서로운 동물)와 북방 자수에 특히 뛰어난데, 이는 민국의 번잡한 공법을 모방하여 연구한 것이다. 따라서 쟈시런 손에서 탄생한 자수품 하나 하나는 언제나 남다르고 ‘트렌디한 멋’이 넘쳐난다.

  쟈시런의 자수품에 대한 끝없는 완벽함의 추구는 그의 자수품 하나 하나에 영혼을 불어넣었다. 기린모자 하나를 만드는데 매일 쉬지 않고 4~5시간을 하면 15일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과감한 대조 색상 조합 디자인, 익살스러운 동물의 표정과 자세, 정교하고 아름다운 자수 솜씨는 요즘 젊은이들의 사랑과 성원을 듬뿍 받고 있다.

  현재 쟈수런의 자수품은 각종 쇼트클립 플랫폼에서 수만 개의 따봉와 재생 횟수를 기록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자수품을 인터넷에 올려놓기만 하면 며칠 안 가서 판매업체가 구입하는 방식이었는데, 지금은 판매업체의 개성 있는 오더가 갈수록 많아지고 자수품 독점 맞춤형 제작이 쟈시런의 새로운 판매 방식이 되었다.

  쟈시런에게 있어서 노수 작업은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이다. 여러 기업들이 쟈시런을 영입하려고 했지만 그는 모두 완곡하게 거절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지금 볼 수 없는 공예이고 이는 우리 가족의 사명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대가 저에게 부여한 사명입니다.” 젊은 무형문화재 전승자로서 쟈시런은 본인이 짊어진 책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그는 지속적으로 전통 미를 재현하면서 더 많은 젊은이들이 노수 문화를 이해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노력할 것이다.

편집:宫英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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